티스토리 툴바

네브쉐히르 장.. 그리고

터키 2010/05/28 23:43 posted by 바랄

5월 16일 월요일. 괴레메에 온 지 3일째.
별 볼 일 없는 후기다.

호텔 체크아웃을 하고, 길을 나섰다.
꼴랑 8일 여행하는 주제에 느긋느긋 11시에 괴레메를 출발한다. ^^ 

[호텔에서 내려오며 마을을 찍었다. 선셋포인트도 보이고.. 이제 좀 눈에 익나 싶은데 떠나는 날이다.]

오늘은 일단 월요일이니까 네브쉐히르에 장이 열린다고 하고.. 그다지 장에 가고 싶진 않았으나,
딱히 가야할 곳도 모르겠고(전 게으르니까요. ㅋ) 거기 간다는 사람도 제법 있어 귀가 팔랑거리고..

돌무쉬에서 내려서 장터까지 10~15분 정도 걸었던 것 같다.
동양인은 나 하나 지나간다.

숙소 가면 한국인이 참 많은데, 이렇게 돌아다니면 여기가 참 딴 동네구나 하고 와닿는다.

드디어 장터..
왼쪽부터 쓰윽 돌아보고 나오는데, 어떤 아저씨가 말을 걸어온다.
먼저 인사를 하는데, 인사만 하고 바이바이 하고 싶었으나..
갓 3일차, 호기심, 친근함, 또 싫은 소리 못하는 천성 덕분에 아....... 길어질 것 같다.

" 어제 우리 집에 한국인 아가씨 7명이 저녁 먹고 갔다.. 와인과 뭐 음악 연주.. 아가씨들이 다 울고 갔다..
한국인 친구 주소가 340개다.. "
우와~~~~~ 어느샌가 나는 빠져들고 있다. ㅋㅋ
무스타파 아저씨..
자기 식당도 있고, 여기 장에도 자기 가게가 3개라면서 자랑도 하고 자긴 사장이라 시간 많단다.

[무스타파 아저씨네 차 & 향신료 & 각종견과류 & 건과일가게에서..]

아저씨네 가게에 앉아 소화에 좋다는 히비스퀴스차를 한 잔 마시고..
그렇게 네브쉐히르 무스타파투어가 시작됐다.

여기저기 후비고 다니면서 과일이랑 채소 주워 먹고 다니고..
머리 수건도 써보고..
이런 건 질 좋은 거다, 이런 건 나쁜 거다.. 설명도 해주시고 

근데.. 점점 제가 뭔가 살 수 있는 곳으로 데리고 다니신다.
내가 쇼핑을 하러 왔다고 생각을 하신건지, 아님 원래 이러고 다니시는 건지..
정말 고마운데, 헤어지고 싶어진다. 

결국.. 히비스퀴스차와 진짜 말린 애플티와 100%아크릴털실 3뭉치(100% 울이라고 하심..)를 사고
헤어졌다. 

자기가 하는 하맘과 식당에 같이 가자그러는데 혼자서 그까지 따라갈 용기는 없으니까.. 

왠지 뒷모습이 씁쓸하니.. 뭐랄까.. 좀 그렇다.
괜히 좀 미안해지는 것이, 빨리 네브쉐히르를 떠나고 싶어진다. 

돌무쉬타러 내려오니 3시 10분인가..
괴레메행 돌무쉬는 언제나 올까.. 지겨운 마당에, 우치히사르라고 적힌 버스가 선다.
기억에 괴레메랑 가까운 동네였던 듯 해서 걍 탔다.

탄 것까진 좋았는데 어디서 내려야 할지...
기사 아저씨께
"괴레메 돌무쉬 네르데.."

아져씨 대략 난감한 표정으로 솰라솰라

그 때 마침 우치히사르 성 입구간판이 보여
"타맘타맘"
하고 내렸다. 

오오오~~~~
괴레메랑은 또 다른 시골마을다.
눈에 담고 싶어서 사진을 안찍었더니 또 없으니 아쉽다. ㅠ.ㅠ 

어쨋든 이렇게 생각지도 않게 뭔가 발견한 듯한 느낌이 드는 방문을 할 땐
내 속의 즉흥적인 내면도 괜찮을 때가 있다 싶다.

죽 둘러보다.. 또.. 또.. 동네 청년에게 낚여서
도자기 구경 실컷 하고 체험도 해보고.. ^^

청년.. 자기는 돌무쉬같은 거 안타니까 길도 모르면서
괴레메까지 가는 돌무쉬 정거장을 물어물어 알려준다. 아늘 쌩유!

돌무쉬 정거장에서 이스탄불 청년을 만났다.
파키스탄에서 온 가족이 이민을 와서 이스탄불에서 살고 있고,
귀금속관련일을 하는데 일 때문에 왔다고 한다.

바람이 좋다!
coool...
돌무쉬 올 시간도 다가오고..
지갑에서 동전을 챙기는데, 1리라랑 15센트가 있었나??
너무 쓰고 다녔나보다.
돌무쉬 요금이.. ㅡ.ㅡ
2리라라고 한다.

이스탄불 청년에게 1리라를 빌렸다. ㅋㅋ
괴레메까지 같이갔음 내가 맛난 차라도 한 잔 대접했을까?
줄 게 없어서 아쉬웠다.
이래서 오기전에 한국에서 선물을 좀 챙겨 사왔어야했는데...


돌아와서... 괴레메의 선셋포인트를 올라간다.
오늘은 괴레메에 있었던 3일 중 유일하게 노을을 볼 수 있는 저녁이었으니까 놓칠 수 없다.


[선셋포인트. 일본인 중년부부를 만났다. "히토리데스까? 히토리? 스고이~~"라며
부탁도 하지 않았는데 사진을 찍어주신다. 참 이쁘시다. 아저씨, 아주머니야 말로 스고이~~~]

터키..
오고 싶다고 오고싶다고 벼르고 별러 비행기표도 질러놓고..
막상 한국에서 떠나기 전, 내가 여행을 다닐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늘어졌었는데..
3일만에 내 가슴속을 뭔가 꽉 채우고 있는 게 있음을 느낀다.
뭘까나..
벅차오르는 떨림.. 부유..  

역시 오길 잘했어. ^^

그럼 이만,
안녕 괴레메....